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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정 작가, 해바라기에 담은 생명의 찬란한 에너지

‘2026 한국미술진흥원 특별기획전’ 출품…꽃과 달항아리, 나비로 이어지는 생명과 희망의 서사

박수용 | 기사입력 2026/09/03 [16:18]

권현정 작가, 해바라기에 담은 생명의 찬란한 에너지

‘2026 한국미술진흥원 특별기획전’ 출품…꽃과 달항아리, 나비로 이어지는 생명과 희망의 서사

박수용 | 입력 : 2026/09/03 [16:18]

한국미술진흥원이 주최하는 ‘2026 한국미술진흥원 특별기획전에 서양화가 권현정 작가가 참여해, 해바라기와 꽃, 달항아리, 나비를 통해 생명의 에너지와 희망을 풀어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번 특별기획전은 평면·입체 등 미술 전 분야를 대상으로 온라인 개인전과 그룹전 형식으로 진행되며, 출품작은 접수일부터 한 달간 전시된 뒤 아카이브를 통해 지속적으로 소개된다.

 

권현정 작가의 회화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꽃이 가진 생명력을 확대해 바라보는 시선이다. 그의 해바라기는 흔히 떠올리는 활짝 핀 노란 꽃의 이미지에 머물지 않는다. 꽃잎이 아직 완전히 펼쳐지지 않은 순간, 꽃받침과 꽃잎이 서로를 감싸고 밀어내며 개화를 준비하는 찰나를 화면 가득 확대한다. 작가는 꽃을 단순히 아름다운 자연물로 재현하기보다, 내부에 응축된 생명과 변화의 에너지를 하나의 거대한 조형적 공간으로 전환한다.

 

이번 출품작 가운데 42.5×42.5cm 크기의 해바라기1, 해바라기11, 해바라기12연작은 같은 해바라기 봉오리의 구조를 서로 다른 색채로 변주한다. 청색과 청록으로 구성된 화면에서는 서늘하고 깊은 긴장감이 느껴지고, 황금빛과 갈색이 중심이 된 작품에서는 성숙과 결실을 연상시키는 온기가 강조된다. 분홍색 꽃받침과 황갈색 중심부가 대비되는 작품에서는 자연의 실제 색을 넘어선 강렬한 색채 대비를 통해 생명체가 막 피어나려는 순간의 감각을 극대화한다.

 

▲ 좌: [해바라기1] 중: [해바라기11] 우: [해바라기12] 각각 42.5 x 42.5cm, Oil on board

 

특히 세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은 꽃잎과 꽃받침의 방향성이다. 바깥으로 뻗어 나가는 날카로운 형태와 중앙으로 응축되는 꽃잎의 흐름이 동시에 존재하면서 화면에는 강한 원심력과 구심력이 형성된다. 이 때문에 꽃은 정적인 정물이라기보다 내부에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성장하는 생명체처럼 느껴진다. 섬세하게 묘사된 잎의 맥과 가장자리의 솜털, 반복되는 선의 흐름은 사실적인 관찰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화면 전체에 독특한 리듬을 만든다.

 

꽃의 재현을 넘어 생명의 시간을 그리다

45.5×80cm환희에서는 권현정 작가의 관심이 개별 꽃의 구조에서 꽃들이 만들어내는 보다 넓은 생명의 풍경으로 확장된다. 흰 꽃잎이 화면을 크게 점유하고, 중앙의 노란 꽃술과 주변의 녹색 봉오리가 강한 대비를 이룬다. 흰색은 단순한 무채색이 아니라 회색과 청색, 녹색이 미세하게 중첩되며 복합적인 깊이를 만들어낸다.

 

▲ [환희] 45.5 x 80cm, Oil on board

 

제목 그대로 이 작품에서 환희는 순간적인 감정이라기보다 생명이 피어나고 소멸하며 다시 피어나는 자연의 순환에서 비롯되는 감정으로 읽힌다. 활짝 핀 꽃과 아직 피지 않은 봉오리가 한 화면에 공존한다는 점도 이러한 시간성을 강화한다. 작가는 꽃의 가장 화려한 순간만을 선택하지 않고, 개화 이전과 이후까지 하나의 화면 안에 끌어들인다.

 

권현정 작가의 해바라기 작업은 해바라기이야기1해바라기이야기2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전개된다. 90.9×72.7cm 화면에 등장하는 백색 달항아리는 단순한 정물의 대상이 아니라 꽃과 기하학적 배경을 연결하는 거대한 공간으로 기능한다.

 

▲ 좌: [해바라기이야기1] 90.9 x 72.7cm, Oil on board     우: [해바라기이야기2] 90.9 x 72.7cm, Oil on board

 

해바라기이야기1에서는 화면 중앙을 차지한 백색 항아리 위에 커다란 해바라기가 펼쳐지고, 주변에는 녹색과 청색 계열의 작은 사각형이 반복된다. 전통적인 달항아리의 부드러운 곡선과 현대적인 픽셀 구조가 충돌하면서 전통과 현대, 자연과 기하학이라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조형 언어가 하나의 화면 안에서 만난다.

 

반면 해바라기이야기2에서는 해바라기의 크기를 크게 줄이고 여백을 확대했다. 꽃 한 송이가 항아리의 한쪽에 자리하면서 넓은 백색 면이 강조되고, 배경의 반복적인 기하학 문양과 함께 정적인 공간감이 형성된다. 같은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한 작품은 확장과 충만을, 다른 작품은 여백과 고요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권현정 작가가 단순히 동일한 해바라기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크기와 위치, 배경의 리듬을 통해 서로 다른 감정을 실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달항아리와 나비익숙한 이미지에 새로운 서사를 입히다

90.9×72.7cm나비이야기1에서는 달항아리와 나비가 결합한다. 항아리 중앙에 크게 자리 잡은 노란 나비와 푸른 계열의 원형 패턴이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 [나비이야기1] 90.9 x 72.7cm, Oil on board

 

전통 회화에서 나비는 오랜 시간 생명, 기쁨, 변화와 같은 의미를 담아온 소재다. 권현정 작가는 이러한 상징을 직접적인 전통문양의 재현 방식으로 사용하기보다, 백색 달항아리라는 한국적 이미지와 현대적인 반복 패턴 사이에 배치한다. 자연의 유기적 형상과 규칙적인 기하학적 공간이 만나는 순간, 작품은 단순한 정물화를 넘어 전통적 조형성과 현대적 시각언어가 공존하는 화면으로 확장된다.

 

이러한 방식은 권현정 작가의 작품 전반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이기도 하다. 작가는 사실적인 묘사력을 바탕으로 꽃과 나비, 항아리처럼 누구에게나 익숙한 대상을 선택하지만, 색채와 확대, 반복되는 패턴을 통해 현실의 장면을 그대로 복제하지 않는다. 익숙한 사물은 그의 화면에서 다시 조립되고 확대되면서 새로운 생명성과 상징성을 획득한다.

 

권현정 작가는 2021년 한국미술진흥원 서양화부문 특별상을 시작으로 2022년 우수작가상, 2023년과 2024년 최우수작가상, 2025년에는 평론가상을 연이어 수상하며 지속적인 작품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전시 활동 역시 꾸준하다. 2018년 아트광주18과 서울아트쇼를 비롯해 2019BAMAGIAF, 2021HOME TABLE DECO FAIR, 2022년 아트페어 울산 등에 참여했으며, 2023년에는 충남 서산 여미갤러리에서 제4회 개인전 찬란을 개최했다. 이후 2024‘FLY HIGH. 날아오르다!’, ‘! 대한민국’, 서울아트쇼에 참여했고, 2025년에는 CLAF 코리아프 양산, 아트를 입다와 서울아트쇼까지 활동을 이어왔다.

 

이번 ‘2026 한국미술진흥원 특별기획전은 한국미술진흥원이 주최하고 한국미술진흥원 특별기획전 운영위원회가 주관하며, 한국미술역사관·국가예술방송·한국종합방송·카파뉴스·사단법인 국가문화발전위원회가 후원한다.

 

권현정 작가의 작품에서 해바라기는 단순히 밝음과 희망을 상징하는 꽃에 머물지 않는다. 아직 피지 않은 봉오리에서부터 만개한 꽃, 달항아리 위에 자리한 꽃과 나비에 이르기까지 그의 화면에는 생명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과정이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사실적인 묘사와 대담한 색채, 자연의 유기적 형태와 기하학적 패턴, 전통적 달항아리와 현대적 회화 공간을 한 화면에 결합하는 권현정 작가의 작업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익숙한 자연과 사물을 우리는 얼마나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가...?

‘2026 한국미술진흥원 특별기획전에서 선보이는 권현정 작가의 작품들은 이 질문에 대해 꽃이 피어나는 찰나의 강렬한 생명력과 색채로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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